전시소개 

​

​

‘순수의 시대’ 

​

​

                                                                                                                                               김희진

​

한 치 앞도 섣불리 예상할 수 없는 전염병과 불안을 동반한 지금, 예술의 향유란 대개 특별함으로 쓰인다. ‘언택트’라는 시대의 이름은 대면을 통한 공감을 앗아갔고, 가면에 가리워진 인간은 무대를 떠나야만 했다. 그리고 이는 창작자에게 더 깊은 고립을 만들었다. 표현은 벽에 가로 막히고, 각자의 입안에서 헛돌았다.

​

‘순수의 시대’는 참여작가이자 기획을 맡은 독고와 그의 동료 예술가, 협업자 총 80명을 한 공간으로 아우른다. 단절이라는 시대의 키워드를 지우고, 마포구 서교동의 복합 문화공간 ‘라드’에서 살롱 문화를 재건하는 것이다. 참여하는 모든 이에게 빠짐없이 의사 표현의 기회를 전하고, 이를 중심으로 사교를 펼친다. 전시의 모든 과정에서 창작자는 발언의 기회를 갖고 서로에게 본인의 의사와 뜻을 소개할 수 있다. ‘순수’란 여기서 온다. 숨김의 필요도 의무도 없다는 것이다. 그대로 뱉을 수 있어야 유보없이 섞일 수 있다.

​

위 전시의 완성은 과정과 태도에서 온다. 서열과 위계를 붕괴시키고, 새로움을 향한다는 이념을 잃지 않아야 한다. 공간성에 관련한 정치도 배제한다. 각자는 있을 수 있는 곳에 있고,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 이상의 경쟁은 없다. 순수함 또는 솔직함이라는 특수한 속성을 목적으로 한 우리는 치열하게 협응하여 하나의 그림을 완성한다. 여기 모인 공동체성은 이렇게 확장한다. 또 이 안에서 개인의 논리는 충분히 빛을 내어 주변을 밝힌다. 부끄럼 없는 태도와 과정으로 사랑하자. 분명히 그대로 이룰 것이다.

​

평소 1층과 2층은 카페, 라운지 및 펍, 지하는 별도의 전시공간으로 이용되는 ‘라드’의 특성상 모든 위치가 각자의 장소적 특별성을 나타낸다. 가장 일상적인 공간부터 야릇하게 낯선 공간까지 품어내는 가옥을 개조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2021년 6월 13일 23시에 참여 예술가들은 한 곳에 모여 표현과 회의를 시작한다. 가장 높은 벽에 걸려야 하는 당위성을 주장하는 모임이 아니라, 어디서도 빛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는 시간이다. 개입을 멈추고 잠시 관찰하자. 섣부른 시행도 접어두자. 각자가 가진 논증 안의 이성을 읽고자 하면, 반드시 그 특정성은 발견된다. 참아왔던 입을 더 꽉 쥐고, 흔들고, 또 그리는 것이다.

​

​

​

​

참여작가 (@ 이하는 인스타그램 계정 표기)​

​​

강성호 @gangsungho

강빛나라 @tattooist.vitna

고대준 @merpik.rt

구소영 @calfnine
권시우 @bluescentflower

권영광 @ov3rdr1ve
김가연 @lovenpeacenpizza

김동우 @imaheadofthecurve

김민정 @_dawer_xx
김우진 @gegenuber_johnie

김주훈 @aga4ha
김진승 @zitten_tattoo

김현수 @hyuntattooer

김현재 @novvkim
김희진 @poiecis
나디 @tattooer_nadi
남건우 @_nawooo
다비드 @davidofkorea
다솔 @dasol_is_here
문준혁 @smackdown8
민동욱 @aproavenue
바로 @varotattoo
박국성 @sculp_chu

박민서@1azy____
박수환 @bakvandi
박유미 @vanart.mi
박재이 @errtimegoodtime

박지요 @nationalziyographic

박지후 @ghootree331

배기혁 @bgxgrim
배소은 @_sbae__
배휘린 @stillmejoan
 

​